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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토종농사공동체에서 유기농 김장체험

취미생활/문화인

by 배디 2021. 12. 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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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거름재단 X 우프코리아

청년토종농사공동체에서 유기농 김장체험

체험 : 2021. 11. 27.
발행 : 2021. 12. 09


청년토종농사공동체를 만나다

김장하러가게된 계기.jpg

나는 농사에는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 시골과 농산물은 좋아하지만 선인장도 죽이는 나는 놀라울 정도로 식물을 키우는 데에는 젬병이기에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리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꿀맛 같은 주말에 농촌에 와서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단 하나, 김치였다.

어릴 때부터 김치를 좋아했다. 엄마가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낼 때마다 "우리 집 김치는 너 없으면 줄어들지가 않아" 할 정도로 우리 집의 김치 소비에 큰 역할을 했다. 어쩌다 친한 동생과 (이하 GE)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양평에 김장을 하러 농장에 간다는 게 아닌가? 그것도 유기농으로 직접 지은 농산물로 김장을 한단다. 엄청난 호기심과 열정이 생겼고 설레는 마음으로 토요일 아침 8시에 그렇게 양평으로 떠났다.

첫거름재단과 우프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청년토종농사공동체의 전경

농사와 농업에 관심이 많은 GE가 다니는 이 농장의 첫거름재단우프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청년토종농사공동체'이다. 일정 회비를 내고 농번기가 되면 와서 직접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수확물을 가지고 간다. 일종의 주말농장의 개념과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땅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그리고 개인의 수확물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점에서 달랐다. 김장도 김장이지만 농업과 관련된 공익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특히 우프(wwoof)라는 지속 가능한 운동을 알게 돼서 의미 있었다.

우프란? [출처: 우프코리아 웹사이트]

무 씻기와 깍둑썰기

무를 씻어요

아쉽게 제일 좋아하는 포기김치는 아니고 깍두기와 무 김치였다. 유기농으로 자란 무는 농약을 치지 않은 탓에 크기도 제멋대로 였지만 그래서 귀여웠고 정감 있었다. 무를 깨끗하게 씻은 후 본격적으로 깍둑썰기를 시작했다.

깍뚝썰기

분명히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고 놀고 가라고 했었지만 그 누구보다 김장에 몰입했고 어느 순간부터 하드 캐리하고 있었다. 다들 무를 어떻게 썰어야 하나?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내가 먼저 잔다르크 마냥 칼을 들었다. 나의 거침없는 칼질에 다들 '우와' 하고 감탄했다. 집에서 김장을 몇 번했던 짬이 있기에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김장과 김치에 진심이었던 나는 게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떠한 회원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다. (그다음 날 손에 굳은살이...🥲)

친환경 농장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농장이라 거위와 닭들도 다 풀어놓고 키우고 있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닭들은 처음이었다.

닭과 함께 

양념하기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눈으로 하는 양념

김장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파가 없으면 농장에 가서 따오고, 양파가 없으면 농장에서 따오고, 재료를 밭에서 바로 구해오는 것이었다. 재료는 모두 유기농이나 친환경으로부터 왔다. 특정 재료가 없다고 아쉬워하지도 않았고, 비율도 대충 눈대중으로 "이 정도면 충분해"하면 끝이었다. 대충 한다는 느낌보다는 여유롭게 한다는 마음으로 김장을 했던 것 같다. 맛있으면 맛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짜면 짠 대로, 싱거우면 싱거운 대로 말이다. 그냥 자연과 시간이 알아서 만들어낼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태도, 그 마음으로 김장을 했다.

빨간 빛깔 깍두기

강화 순무

귀엽게 생긴 순무 
강화 순무로 담근 김치

태어나서 처음으로 강화 순무라는 것을 먹어보았다. 귀엽게 생긴 외모와 다르게 코끝이 찡한 알싸한 맛을 내는 순무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먹어도 아삭아삭 맛있었다. 그 무로 담근 김치는 정말 신세계였다. 별 재료도 없었는데 맛있는 건 다 무가 맛있어서이다.

채식으로만 구성된 점심

채식으로만 구성된 점심

오전 내도록 김장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점심 먹어요!" 하는 말에 후다닥 정리를 하고 식탁에 앉았는데 채식으로만 구성된 식사가 준비되어있었다. 도토리묵, 메밀국수, 두부, 배추전, 감자, 그리고 오늘 담금 깍두기 까지. 육식 위주의 삶을 살았던 나로 과연 이 식단으로 배가 찰 것인가? 하고 의문이 들었지만 정말 배가 불렀다. 그리고 채식으로만 구성된 식단도 괜찮았다. 아예 육식을 끊을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채식만 하는 정도로 환경을 위한 노력은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서 느껴볼 수 없는 공기, 흙, 동물, 그리고 음식을 느꼈던 소중한 토요일이었다. 솔직하게 그렇게 김치가 맛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재료가 어디에서 나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이 김치를 만들기 위해 어떤 사람들과 함께 했는지를 알기에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일 뿐. 주말에 가끔 이렇게 시골에 와 흙을 밟고 시골 공기를 맡는 것도 아름답게 사는 방법일지도.

닭이 신기한 시골의 읍자이너

http://firstseeding.org/

첫거름재단

미래 농업, 청년 농업인 육성, 건강한 먹거리 등 공익사업 지원 농업재단.

firstseeding.org

https://wwoofkorea.org/

wwoofkorea – 우프코리아

우프는 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의 약자로 1971년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며, 유기농가 및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곳에서 하루에 반나절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것으로 전세계 15

wwoof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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