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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매거진 B 10주년 전시 리뷰

취미생활/문화인

by 배디 2021. 11. 3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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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10주년 전시



디자이너, 마케터 혹은 브랜드 관련자라면 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매거진 <B>. 대학생 때 프라이탁 편을 보며 '세상에 이런 브랜드가, 이런 잡지가 있어?' 하며 놀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나 흘렀다. 매거진 <B>는 명실상부 브랜드 관련한 최고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고 이제는 매거진 <B>의 주인공이 되길 꿈꾸는 브랜드도 많을 듯하다.
매거진 B 10주년 전시가 시작하자마자 지인들의 인스타 피드에는 전시를 다녀온 인증샷이 줄줄 이어졌다. 대부분 호평이 가득했고, 기대 이상이었다는 말이 많아 나도 궁금해져 예약을 켰더니 매진 매진 매진. 이토록 인기가 있을 줄 몰랐다. 다행히 전시가 끝나기 일주일 전 겨우 한 자리를 예약에 성공했다.

&amp;amp;amp;nbsp;예약 성공 ⓒ배디

매거진 <b>가 보여주는 것

내가 경험한 매거진 브랜드 B는 심플하고 강렬하고 모습 그대로 Bold하다. 콘텐츠도 들여다보면 브랜드로부터 돈을 받지 않은 느낌이 물씬 난다. 어떤 기능이 좋다 혹은 제품력이 좋다는 광고 따위 하지 않고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가치 등 브랜드의 핵심에 대해서만 논한다. 그래서인지 매거진 <B>는 색채를 드러내지 않고 다루는 브랜드를 돋보이게 흑백으로만 존재한다. 멋있다.
인쇄 잡지가 점점 디지털로 대체되며 많은 잡지들이 사라졌다. 하지만 지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거진 B는 살아남았다. 그 사실 만으로도 브랜드 B는 대단한 가치가 있다. 한 쪽 벽면에 10년간 발행한 잡지들을 전시해 놓으니 절로 박수가 나왔다. 매거진 <b> 일단 축하합니다!

브랜드 매거진의 브랜딩 ⓒ배디

10년의 시간 ⓒ배디
브랜드는 무엇일까 ⓒ배디

가끔은 브랜드가 살아숨쉬는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잘 나가는 브랜드는 어딜 가든 회자되고 눈에 띄지만 어떤 브랜드는 소리 소문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좋은 브랜드만 살아남는 시대, 그렇다면 좋은 브랜드 어떤 걸까?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브랜드? 아니면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브랜드?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들로 이뤄진 벽 앞에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 생일 숫자 69 브랜드는 바로 메종키츠네 ⓒ배디

창간호 '프라이탁' 부터 최근 발간된 '틱톡'까지 한 장으로 브랜드를 정리해놓은 종이들을 가져가고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다 챙기고 보니 내가 대충 어떤 취향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브랜드 전시 ⓒ배디

브랜드의 이름을 가리고 상징 아이템들을 전시해놓은 것도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브랜드'는 무형의 가치라 설명하기 어려운데 상징적인 제품 혹은 부분들을 가지고 한정적인 공간에서 보여준 것이 참신했다. 그리고 one-way 동선으로 놓치는 브랜드 없이 하나하나 들여다봐야 하는 구성은 '발행되는 한 호마다 최선을 다했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뻔한 것 하나 없이 특색 있는 브랜드 들로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창립자와의 대화&nbsp;ⓒ배디

마지막으로 올라간 4층에서는 브랜드 창립자들의 인터뷰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이어졌다. 어두운 공간에서 밝은 영상이 나오니 집중을 안할 수가 없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숨을 죽이고 영상에 집중했다. 유명한 브랜드의 창립자들의 생각과 경험들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창립자와의 대화&nbsp;ⓒ배디

브랜드 B가 브랜드 F로 확장했다. 식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과 역사들, 그리고 관련된 브랜드들을 엮어 발간하는 브랜드 F는 브래드 B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조심스레 유추해본다. 왜냐면 브랜드는 몰라도 사람들의 미각적 경험은 공통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전시가 종료된 후에 쓰는 리뷰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이 글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영감을 주는 전시였기 때문이다. 10년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발행하는 것도 대단하고, 본인들의 핵심 콘텐츠를 스마트하게 보여준 방법에서 티켓 값의 배가 되는 경험을 얻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러쉬(LUSH)

러쉬는 처음에 '콘스탄틴&위어'라는 작은 로컬 브랜드로 시작했다. 잘 되는 브랜드가 다 그렇듯 처음엔 잘 되지 않았고 배고프던 시절을 겪었다고 한다. 심기일전한 후 고객이 지어준 'LUSH'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이 브랜드는 명품왕국인 LVMH와 에스티로더의 합병 제안도 거절할 만큼 뚝심 있는 브랜드다. 러시는 매장에 들어가 보면 왜 이 브랜드가 사랑받는지 알게 된다. 광고 모델도 없고 패키지도 없고, 형형색색의 제품들의 색깔과 향이 오감을 사로잡는다. 말 그대로 Fresh Handmade Cosmetic. 심지어 제품력도 좋다. 최근 탈모로 고민하고 있던 나는 (ㅠㅠ) 환경에 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나에게 큰 만족감을 주는 고체 샴푸바와 린스 바로 모두 변경했다. 신선한 재료를 구매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 바잉 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재료에 신경을 쓰는 러쉬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최애브랜드 러쉬 ⓒ배디

이솝(AĒSOP)

이 브랜드 이름을 보니 이솝 우화가 생각난다고? 그렇다. 창립자 데니스 파피티스는 이솝 우화 속의 메시지가 좋아 브랜드 이름을 이솝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제품과 매장에도 격언들을 새겨넣었다고 한다. 미용실을 운영하며 겪었던 화학적 미용약품들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을 계기로 직접 화장품을 만들게 되었는데, 화장품 제조를 배울수록 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기준이 더 확고해졌기 때문인지 이솝은 '자연주의'를 강조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식물에서 추출한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서 완전히 자연성분으로만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고, 그 사실을 왜곡하며 소비자를 속이고 싶지 않기 때문. 이름만큼이나 단순하고 솔직한 이 브랜드 역시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강력한 비주얼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 역시 이솝의 핸드크림의 향을 맡으며 매일 일상이 한 단계 높아지는 기분으로 산다.

이솝 ⓒ배디

나스 (NARS)

나스의 제품들의 이름을 들어보았는지? 섹스어필, 오르가즘, 섹스머신, 딥 쓰로우 등 제품만 검색했을 뿐인데 19세 이상을 인증해야 하는 이름들이다. 하지만 나스의 제품들을 쓰면서 부끄럽다거나 야하다는 느낌은 가져본 적은 없고 그 이름을 가진 제품의 색상과 발색에 놀라며 또다시 찾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합니다"라는 메시지처럼 다양한 색상과 텍스쳐를 고심하는 브랜드 나스 (나스는 참고로 아랍어로 인간이라는 뜻), 내 얼굴색에 완전 찰떡인 파운데이션을 발견하고는 이 브랜드에 완전히 정착했다.

최애 화장품 브랜드가 된 나스 ⓒ배디

에어비앤비

20대를 함께 했던 에어비앤비 ⓒ배디

지금은 호텔이 많이 저렴해졌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학회나 여행으로 해외를 나갈라 치면 '숙소를 어디로 잡지?' 하며 비용 걱정을 했었는데 에어비앤비가 나오고 나서는 '어떤 숙소로 잡지?'라고 행복한 고민을 하곤 했다. 에어비앤비에 머물면 마치 현지인이 된 것 같은 낭만적인 느낌이 들었고, 호스트와의 케미가 좋아 할인을 받거나 꿀팁을 얻을 때면 여행의 기쁨은 배가 되었다. 호캉스로 인해 예전만큼 에어비앤비를 찾지 않지만 그래도 나에겐 20대 낭만이 가득한 브랜드가 바로 에어비앤비다.

나의 여행노트 몰스킨 ⓒ배디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 PC의 출현으로 노트나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이 줄었지만 몰스킨의 팬덤은 여전히 견고하다. 나 역시도 여행을 갈 때는 무조건 몰스킨을 산다. 맨들맨들한 표지 촉감, 그리고 필터를 씌운 듯한 낭만적인 속지의 노트를 들고 다닐 때면 여행의 낭만적 분위기가 10배 정도는 더 커진다. 여행은 몰스킨 노트, 몰스킨은 낭만 그 자체다.

대체 불가능한 샤넬 ⓒ배디

여성의 영원한 뮤즈 브랜드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이 창립했다. 샤넬은 단순히 비싼 브랜드가 아니다. 샤넬은 현대적 여성상을 규정한, 그 시대에서는 혁신을 일으킨 대단한 브랜드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향수, 클래식 백의 원조 등 패션 역사를 바꾼 브랜드. 지금도 그 역사는 계속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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