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며 깨달았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꿈은 안정적인 현실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시작하려고 하니 사야할 것은 끝이 없고, 지불해야 할 것들도 수두룩하다.
부모님 댁, 기숙사 등 편안한 환경에서 살며 어쩌면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았는지도 모른다.
인터넷, 전기, 수도 등 내가 누리고 있었던 것 중 내가 온전히 지불한 것은 없었다.
전입신고며 확정일자 등 남들은 이미 다 해봤을 법한 일들도 나에겐 낯설다.
서른 중반에 완전한 독립이라니 아득하다.
정신없이 이사로 2월을 보내다 보니 주간일기도, 월간 일기도 skip 했단 걸 알았다.
운동을 할 마음의 여유도, 시간의 여유도 없었다.
차도 반납하고 앞으로 더 불편한 삶을 살아가겠지만 그 안에서 다시 나의 루틴을 찾아야 한다.
미뤄뒀던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곱절로 노력해야하겠지만
일단은... 지금 마땅한 의자도 없으니 또다시 인터넷 쇼핑을 해야겠다.
뉴스에선 새로운 대통령과 반가운 봄비 등 설레는 소식이 가득하지만
내 방안에선 세탁기 탈수 완료 알림이 나를 또 일어서게 한다.
202203W11 Money for what? (0) | 2022.03.20 |
---|---|
202203W10 What are friends for (0) | 2022.03.20 |
202202W08 서울러 (0) | 2022.02.23 |
202202W07 Too busy to do (0) | 2022.02.15 |
202202W06 사는게 전쟁이야 (0) | 2022.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