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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 3월 정산

일상생활/일상의 발견

by 배디 2022. 4. 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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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말 정산


 

1. 서울러가 되다.

3월의 메인이벤트는 바로 서울로의 이사.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집을 구하며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도 깨닫게 되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짐 정리가 끝나고, 필요한 물건들은 끊임없이 구매하고, 매일 쓸고 닦으며 애정을 듬뿍 주다 보니 이제는 서울에서 가장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옆집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고, 정이 슬슬 들어가고 있다. 

이사한 첫날

2. 건강해진 조카 

조카의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 영통에서 핼쑥해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는데 다시 통실통실 살 오른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 이제는 어린이집도 간다니 다 컸네.. 다 컸어. 

3. 대통령 선거

대통령 선거. 내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역사가 바뀌는 것이니 중요한 이벤트인 것 같긴 하다. 역대 선거 중 가장 치열했던 표 차이라  '과연 누가 될까?' 가슴 졸이며 늦은 밤까지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4. 당근 마켓 홀릭

자취러들은 알 것이다. 당근 마켓이 얼마나 소중하고 한줄기 빛 같은 존재인지. 내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고 없이 사려니 불편한 물건들을 죄다 당근에서 구매했다. 덕분에 내 통장도 지킬 수 있었고, 이웃의 정도 느끼고, 나의 숨겨뒀던 당근력에 깜짝 놀랐던 날 들. 

5. 방 꾸미기

오늘의 집에 나오는 것처럼 대단히 잘 꾸미진 못했지만, 그래도 내 취향을 듬뿍 담아 공간을 꾸미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주거환경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 체감하며, 내 집이 생기면 완벽하게 꾸며볼 거라고 다시 한번 내 집 마련의 의지를 다져본다. 

 

6. ex 회사 동료

친했던 전 회사 동료가 퇴사를 했다. 2월에 같이 고민을 나눴는데 빠르게 실행에 옮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퇴사 선배(?)로서 팁을 전수하기도 하고,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더 돈독해졌다. 말 그대로 꽃길만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HY가 퇴사를 한다고 하니 섭섭한 마음을 나에게 털어놓는 동료들도 많았는데, 그런 점에서 전 직장은 따뜻했던 마음의 고향으로 남아있다. 남겨진 동료들이 능력이 없거나 이직을 못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알기에, 모두가 만족하는 회사생활을 하길 바란다. 

퇴사

7. 소음 빌런

이토록 예민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방음이 잘 안 되는 집에서 시끄럽고 배려 없는 이웃과 함께 살려고 하니 지옥이 따로 없다. 하지만 우스운 것은 이런 소음에 점점 익숙해져 가는 것. 생각해보면 전에 살았던 기숙사가 말도 안 되게 고요해서 내가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8. HY

서울살이 하는데 가장 많은 의지가 되는 HY. 같은 고향, 전 직장, 학교, 일하는 분야까지 겹쳐서 만나기만 하면 밤새도록 수다가 가능하다. 

항상 고맙고 감사한 사람이다. 

9. 다시, 운동

덮어놓고 먹다 보니 돼지 꼴을 못 면했다. 작년 최저점을 찍고 이직과 동시에 급성장한 나의 체중. 덕분에 아주 건강한 체격을 소유하게 되었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으니 다시 운동 시작이다. 

 

10. 요리를 시작하다

배달시켜먹는 거나 직접 요리를 하는 거나 비용 측면에서 별 차이가 없으나,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후자를 선택했다. 회사 바로 앞이 큰 마트인 장점을 살려서 신선한 재료를 퇴근길에 사 직접 해 먹으려고 한다. 귀찮긴 하지만 정성스럽게 내가 나를 먹여 살린다는 기분이 묘한 성취감을 준다. 대단한 요리는 못하지만 간단하고 건강한 요리를 하나씩 해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 요즘. 

 


일기장에서 발췌한 3월 

살기 위해 살아가는 날.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삶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숨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그저 그런 순간을 보내는 게 다 일지도 모른다.
- 3월 13일-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린 사이와 관계, 이런 것들에 언제쯤 무던해질까?
진득하고 꿉꿉한 생각들, 제습기로 감정의 습기를 말렸으면 하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3월 13일-
좋아하는 만년필과 커튼으로 행복을 얻었다.
3천 원으로 멋진 커피포트를 사고, 어쩌다 보니 전자레인지도 선물 받았다.
-3월 14일-
길었던 입사 교육이 끝났다. 동기를 만난 것 같은 기쁨,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만으로 엄청난 위로가 된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 진리인 것 같다. 서 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
-3월 15일-
모든 것은 시절 인연이다. 나에게 맞는 타이밍에 흐르듯 만나 흐르듯 사라지는 인연.
-3월 18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조금 더 늘려야겠다고 느낀 오늘.
OOO팀장님께서 헷갈려했던 포인트, 이해했던 포인트. 그것을 전달하는 능력. 핵심을 파악하는 것, 모든 것이 다 중요하다.
- 3월 22일 -
피드백에서 "퀄리티가 다르다. 디테일이 다르다"라고 하는 것은 최고의 칭찬이다.
-3월 25일-
귀찮음을 감수하더라도 그 이상의 가치가 나의 identity와 연결되어야 성공한다.
우리 모두가 환경운동가가 될 수 없기에 소비를 통해 가장 쉽게 ESG를 실천한다.
-3월 26일-
부자가 되기 위해 목돈도 있어야 하고 부지런해야하고 정보력도 있어야하고 결정력도 있어야 한다.
이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정보력+부지런한 것? 타고난 결정 장애인 내가 과연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일단 물욕부터 줄이는 걸로.
-3월 26일-
why를 잘 알면 비로소 이면이 보인다.
사람의 why는 말이 아닌 행동, 감정에서 드러난다.
결국 심리를 잘 파악하는 것이 진짜 디자이너가 할 일이다.
-3월 26일-
서른셋, 모든 걸 시작하기에 좋은 나이.
나는 잘 될 거고 충분히 잘할 수 있다. 나를 믿자!
-3월 28일-

3월 일기장에서 나는 인간관계에 초연해지려 했고, 일상의 물건에서 행복을 얻었으며, 새로운 일에서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영감을 받았다. 무엇보다 일기를 매일 쓰며 self-reflection을 꾸준히 하려고 했던 점이 3월의 고무적인 성과인 걸로 평가한다. 모든 게 완벽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긍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 문은 열리게 되어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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