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이사를 하며 깨달았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꿈은 안정적인 현실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시작하려고 하니 사야할 것은 끝이 없고, 지불해야 할 것들도 수두룩하다. 부모님 댁, 기숙사 등 편안한 환경에서 살며 어쩌면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았는지도 모른다. 인터넷, 전기, 수도 등 내가 누리고 있었던 것 중 내가 온전히 지불한 것은 없었다. 전입신고며 확정일자 등 남들은 이미 다 해봤을 법한 일들도 나에겐 낯설다. 서른 중반에 완전한 독립이라니 아득하다. 정신없이 이사로 2월을 보내다 보니 주간일기도, 월간 일기도 skip 했단 걸 알았다. 운동을 할 마음의 여유도, 시간의 여유도 없었다. 차도 반납하고 앞으로 더 불편한 삶을 살아가겠지만 그 안에서 다시 나의 루틴을 찾아야 한다..
일상생활/일상의 발견
2022. 3. 13.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