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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남포동] 전통과 힙함의 만남☕️카페 연경재

미식생활/카페

by 배디 2021. 8. 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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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힙함의 만남

연 경 재

☕️


⏱ : 매일 11:00 - 22:00
📍부산 중구 중앙대로29번길 6
⭐️instagram : villa.de.connexion_busan

부산에 태어나 자랐지만 부산진구(서면)을 기준으로 서쪽 이남은 (중구, 서구, 동구, 사하구) 사실 여전히 낯선 구역이다. 이 근처 아는 동네라고 해봤자 '남포동' '광복동' '보수동' 정도다. 어릴 적엔 이곳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기껏해야 부산역 근처에 그나마 갈만한 곳, BIFF 광장 근처 씨앗 호떡이 유명한 곳, 국제시장이나 자갈치시장으로 전통시장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 얕은 수준의 정보로 부산여행 온 타지방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게 다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이곳에 힙한* 카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남포동에 온 김에 카페를 가는게 아니라, 카페를 방문하기 위해 이 근처로 오게 되었다.
*힙하다 =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

연경재 외관

연경재는 잇닿을 연, 통할 경, 집 재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영어 이름이 아닌 카페를 찾는게 더 어려운 요즘 같은 트렌드에 조선시대를 연상하는 이름과 빨간 벽돌의 외관의 카페라니. 힙하다. 특히나 빨간 벽돌은 이곳 남포동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전통' '예스러운' 느낌과 너무 잘 어울렸다. 그리고 신상 카페가 하나같이 무채색 콘크리트 외관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연경재는 차별화를 꾀했고, 성공했다.

카운터

내부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무 재질의 마감과 주광색 조명으로 따뜻했다. 특히 주문 받는 곳이 마음에 들었다. 디저트 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카페들이 카운터 근처에 디저트를 진열한다. 음료를 주문하며 자연스럽게 디저트도 선택하게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이겠지만 이러한 진열 방식은 나같이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은 디저트를 선택할 때 조급함을 느끼게 만든다. 주문받는 사람이 기다릴까 봐 혹은 뒷사람이 기다릴까 봐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저트 진열
디저트를 주문하는 새로운 방식

하지만 연경재는 카운터 뒷편에 디저트만 별도로 진열해두고, 디저트에 적혀있는 번호의 아크릴을 카운터로 들고 와 주문해야 하는 독특하고 번거로운(?) 방식을 선택했다. 이 독특한 주문방식 때문에 아크릴 장에 놓인 디저트를 빙 둘러싸고 선택해야 한다. 저렇게 디스플레이를 해놓으니 디저트가 마치 박물관 유물인 양 소중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하나같이 다 예쁘게 생기기도 했고.
디저트만 따로 전시했을 뿐인데 주문하는 순서가 달라졌다. 순서만 달라진게 아니라 디저트를 선택하는 경험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디저트를 빙둘러싸고 '뭘 먹을까?' '저건 뭘까?' 천천히 여유롭게 고민을 했다. 연경재가 지향하는 'slow product'와 딱 맞다.

커피와 디저트

프레이팅만 봐도 연경재의 주력 메뉴는 커피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얀 자기 위에 올려진 음식들에 훨씬 더 눈이 간다)

약과와 아메리카노 조합은 사랑입니다

사실 할매입맛을 소유한 할매니얼 세대의 1인으로 약과가 메뉴에 있다는 것만으로 감동이었다. 이 조합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카페 대표분은 분명 배우신 분이 틀림없다ㅎㅎ) 약과가 조금 더 쫀득했으면 더 내 취향에 맞았겠지만 그래도 약과와 아메리카노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시그니처 메뉴 '달항아리' 

시그니쳐 메뉴인 '달항아리'는 모양도 식감도 굉장히 새롭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메뉴라 꼭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옛 것이 가장 힙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경재'. 줄을 서서 인증 샷을 찍을만한 포토 스폿은 없다. 하지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음식과 시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은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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