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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 넘도록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뚝 끊겼다.
올해 몇 번이고 연락을 했는데 답장이 없어 혹시라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아픈 것도 아니었고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를 피한 것일 뿐.
눈치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 친구의 인간관계가 언제 형성되고 끊기는 걸 곁에서 봐왔기에
뜨뜻미지근해지는 연락과 답장은 우정의 위기라는 걸 사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는 게 바빠서, 서로 사정이 있으니까 언젠가는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끝이 났다.
오랜만에 온 답장엔 더이상 나를 예전처럼 대할 수 없고 앞으로 답하지 않겠다는 통보가 담겨있었고
'역시 그렇구나' 하고 담담하게 이별의 답장을 보냈다.
지금 보다 어렸던 지난 날, 꿈과 고민을 나눌 때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머무르는 곳이 달라지며 틈이 생겼고, 그 결대로 쭉 어긋나 버렸다.
그 친구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때문에 이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이기적으로 살기에, 본인의 삶에 누군가가 필요 없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그 선택에 맞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만날 일이 없을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운명이 우리를 또 다시 만나게 하더라도 그 타이밍에 또 맞는 인연과 관계를 맺겠지.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고 모든 건 시절인연이라는 걸 다시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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