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시절인연

일상생활/진지한 일기

by 배디 2022. 4. 7. 23:15

본문

반응형

십 년이 넘도록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뚝 끊겼다.

올해 몇 번이고 연락을 했는데 답장이 없어 혹시라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아픈 것도 아니었고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를 피한 것일 뿐. 

 

눈치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 친구의 인간관계가 언제 형성되고 끊기는 걸 곁에서 봐왔기에

뜨뜻미지근해지는 연락과 답장은 우정의 위기라는 걸 사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는 게 바빠서, 서로 사정이 있으니까 언젠가는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끝이 났다. 

오랜만에 온 답장엔 더이상 나를 예전처럼 대할 수 없고 앞으로 답하지 않겠다는 통보가 담겨있었고 

'역시 그렇구나' 하고 담담하게 이별의 답장을 보냈다. 

 

지금 보다 어렸던 지난 날, 꿈과 고민을 나눌 때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머무르는 곳이 달라지며 틈이 생겼고, 그 결대로 쭉 어긋나 버렸다. 

그 친구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때문에 이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이기적으로 살기에, 본인의 삶에 누군가가 필요 없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그 선택에 맞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만날 일이 없을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운명이 우리를 또 다시 만나게 하더라도 그 타이밍에 또 맞는 인연과 관계를 맺겠지.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고 모든 건 시절인연이라는 걸 다시끔 느낀다. 

반응형

'일상생활 > 진지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어쩌다 보니 여기.  (0) 2022.07.04
메모의 흔적  (0) 2022.04.22
나의 소중한 보금자리  (0) 2022.03.21
그저 그런 날  (0) 2022.03.15
Worst day ever  (0) 2022.02.0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