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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

일상생활/일상의 발견

by 배디 2021. 9. 1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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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둘째 주

호사다마 

호사다마(好事多磨) - 好:좋을 호 事:일 사 多:많을 다 魔:마귀 마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라는 뜻으로, 좋은 일에는 방해가 많이 따른다거나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

마지막 재택근무 아침

여러의미로 마지막 재택근무. 요즘 느끼는 것은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퇴사가 결정되고 나니 후련한 마음보다 왜 이렇게 불만스럽고 아쉬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제때 정리를 해둘 걸 하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며 스스로 잘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괴롭다. 

새바다횟집에서의 회식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실장님께 퇴사를 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화들짝 놀래시더니 A4 용지에 나의 퇴사를 통해 바뀔 여러 가지 여건들을 손수 적으시며 계산해보셨다. 오랜 이야기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나의 퇴사와 이직은 옳은 결정이다. 하지만 이성적인 결정 말고 심리적 측면에선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라며 걱정해주셨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내 후배가 이직을 하면 저런 고민을 나누고 조언해줄 수 있는 선배가 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독하지 못하고 마음이 여려 물가에 내놓은 자식 마냥 걱정된다는 말에 잠깐 울컥했다.   

오랜만에 지하철 독서

블로그를 하다보니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어떤 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바를 적는 게 주요 콘텐츠이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써야 가치 있는 글이 될까 고민이 되어 이전에 읽었던 <리뷰 쓰는 법> 책을 꺼냈다. 한 가지 더,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무언가에 주눅 들지 않고,
누구에게 아부하지 않고,
스스로 거리낄 것 없이 용기 내어 쓴다면
가치는 반드시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일진 사나운 날

출근 길에 자동차 프론트 유리에 금이 간 걸 발견했다. 그리고 이 날은 최악의 하루가 되었다. 개인적인 일로 동료에게 한 소리를 들으며 출근했고, 회의는 매끄럽지 않았으며, 협업을 부탁했던 사람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다. 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핑계를 대려면 한도 끝도 없지만 결국 모든 것은 내 잘못이었다. 내 탓이었고 내가 부족해서이다. 마음이 새카매진 하루였다. 오랜만에 한 바탕 울고 나니 다시금 마음의 고요가 찾아왔다. 요 근래 이직을 하게 된 것이 내가 잘난냥 말을 함부로 하고 다닌 것에 대한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겸허하게 벌을 받아들이고 다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을 맞는 날이 언니의 면접날이었다. 언니의 면접장소가 백신접종병원가 가까워 오랜만에 언니와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운전하는 내내 왠지 예감이 좋았다. 심지어 차 안에서 내가 물었던 문제가 면접에서 나왔다고 하니 기뻤다. '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이 생기기 전에 여러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중인가 보다. 어제의 괴로웠던 마음의 소란은 하루도 채 가지 않았다. 

벌써 그리운 바다, 연화리

회사도 그리울테지만 점심시간마다 바라보았던 연화리 바다와 송정해수욕장은 벌써부터 그립다.

꽃 배달 오토바이 

아난티에서 우연히 마주친 꽃을 한 가득 실은 오토바이. 인테리어 소품이지만 보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행복을 싣고 어딘가 달려가고 있는 이미지가 상상이 되어서일까.  

이터널 저니

언니 면접이 끝나길 기다리며 오랜만에 아난티 이터널 저니에 들렸다. 볼만한 책이 없나 책들을 끄적이다가 발견한 페이지. 요즘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문구인 것 같아 묘하게 위로가 되었다.   

흑임자 빙수

토요일 동료의 결혼식에 다녀왔다가 배부른 와중에 또 먹은 흑임자 빙수. 우리나라 냉동기술이 여기까지 왔구나! 하며 먹는 내내 감탄을 했다. 정말 순식간에 한 통을 다 비웠다. 

반월당 닭강정

동대구역 반월당 닭강정은 최애 음식 중 하나. 서울 출장 갈 때 KTX를 타면 꼭 동대구를 경유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늘 먹었던 음식. 3천 원의 행복. 

새끼고양이

동성로에서 발견한 새끼고양이. 앞에 사람들이 많이 서있었는데 도망가지 않고 당당하게 쳐다보고 있는 검은 고양이가 귀여웠다.  

지은심

내 이름이 들어가서 '지은심'이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실제 간판으로 쓴 걸 보니 반가웠다. 지은심은 통하길.

가을

계절의 변화는 느낄 때마다 신기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계절은 알아서 바뀌어 곳곳에 변해있다. 거리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가을이 왔다. 

활력수 

맥주를 활력수로 표현한 게 재미있다. (이 가게의 이름은 활력소였다). 활력수에 의지하며 살아왔기에 활력수 없었던 지난 과거는 상상할 수도 없다. 

인생은 커피인가?

공짜 커피를 마시며 보냈던 일주일을 돌이켜보니 괴로웠던 건 잠시였고 좋은 일은 자주였다. 인생은 커피를 마시는 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쓴 커피를 각성하기 위해 마시는 것처럼 이따금 찾아오는 쓰린 감정은 평범한 일상에 대한 대한 감사함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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